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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2-3] 아버지의 빠른걸음. 이제야 좀 이해합니다. 내가 어렸을때, 아마도 초등학교 시절로 기억합니다. 내가 살던곳은 매월 5일, 10일단위로 시골장이 열립니다. 부모님과 함께 장에 같이 갈때가 많았습니다. 집에서 6킬로미터 떨어진 거리이기에 때론 시내버스를 타고 갈때도 있었지만 걸어서 간 경우도 꽤 많았던걸로 기억합니다. 아버지는 지금 이세상에 계시지 않지만 아직까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어머니와 나를 데리고 장보러 가시면 어머니의 발걸음은 느린반면 아버지의 발걸음은 빨랐습니다. 처음 출발은 같이 했지만 잠시후가 되면 아버지와 어머니의 간격은 한참 멀어지곤 했습니다. 지금까지도 같은 생각이었지만 그때는 더욱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왜그리도 혼자서만 빨리 가시는지? 나야 어리긴 하지만 그나마 아버지의 발걸음을 따라 잡을 수 있었지만 어머.. 더보기
[인용_부모사랑]사랑합니다. 내 어머니, 아버지! 우리 어머니는 엄마가 보고 싶지 않은 줄 알았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첫 사랑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친구가 한 사람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절대 아프지 않는 분인 줄 알았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어렸을때부터 아무 꿈도 품은 적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늦게 주무시고 새벽에 일어 나셔서 처음부터 잠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좋아하시는 음식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짧은 파마머리만 좋아하신 줄 알았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얼굴이 고와지고 몸매 관리에 전혀 관심이 없으신 줄 알았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우리가 전화를 길게 하는 것을 좋아 하시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계실 줄 알았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단 하루라도 .. 더보기
가족과 함께 이천 호국원을 다녀오다 가을날씨가 완연한 가운데 추석명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4~5년전 부터는 아버지께서 계신 이천호국원을 명절 당일이 아닌 전주에 다녀오고 있습니다. 명절당일 차례를 지낸후 묘소를 찾으면 워낙 많은 사람들이 오기에 시간을 너무 많이 소비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명절 전주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듯 합니다. 오늘은 큰아들이 유행성 결막염을 요 며칠새 심하게 앓고 있었는데, 일부러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집에서 호국원까지 약 2시간정도 걸리는데 가는 도중 주변 경치도 보면 오히려 결막염이 좋아질거라고 설득했습니다. 하지만 속마음은 아들과 같이 아버지를 뵙는것이 도리인거 같아서입니다. 역시 미리 성묘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우리가족은 아버지가 계신 7구역으로 가.. 더보기
아버지 일기장의 주인공은 누구였을까? 내가 기억하기로 나의 아버지는 수십 년 넘게 일기를 써오셨다. 지금이야 더는 쓸 게 없어졌다고 생각하는지 그만두신 지 오래다. 하지만 나의 어린 날, 누나와 함께 아버지의 일기를 훔쳐보는 것은 꽤 흥미진진한 놀이었다. 부모님이 집을 비우면 우리는 이때라고 싶어 아버지의 일기장을 뒤적이며 키득거렸다. 한번은 일기장에 숨겨놓았던 10만 원짜리 수표를 발견하기도 했는데, 당시엔 보물찾기 하다가 1등 상을 발견하기라도 한 것처럼 쪼르르 어머니에게 달려가 고자질을 했던 것 같다. 아버지의 일기장에는 어렵고 힘든 시절의 일상들과, 가족들의 하루가 아버지의 관점에서 서술된 내용이 전부였다. 그런데도 아버지 일기장을 꾸준히 탐닉했던 이유는, 일기장에선 누나와 내가 주인공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무뚝뚝했던 아버지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