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썸네일형 리스트형 아버지 일기장의 주인공은 누구였을까? 내가 기억하기로 나의 아버지는 수십 년 넘게 일기를 써오셨다. 지금이야 더는 쓸 게 없어졌다고 생각하는지 그만두신 지 오래다. 하지만 나의 어린 날, 누나와 함께 아버지의 일기를 훔쳐보는 것은 꽤 흥미진진한 놀이었다. 부모님이 집을 비우면 우리는 이때라고 싶어 아버지의 일기장을 뒤적이며 키득거렸다. 한번은 일기장에 숨겨놓았던 10만 원짜리 수표를 발견하기도 했는데, 당시엔 보물찾기 하다가 1등 상을 발견하기라도 한 것처럼 쪼르르 어머니에게 달려가 고자질을 했던 것 같다. 아버지의 일기장에는 어렵고 힘든 시절의 일상들과, 가족들의 하루가 아버지의 관점에서 서술된 내용이 전부였다. 그런데도 아버지 일기장을 꾸준히 탐닉했던 이유는, 일기장에선 누나와 내가 주인공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무뚝뚝했던 아버지는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