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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쓰기/인생, 감동

리더와 위계질서의 중요성

전쟁에서 승패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당연히 조직원 모두에게 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조직의 리더와 조직원간의 책임소재에 대한 비중을 묻는다면 당연히 리더에게 많은 책임이 있을것이다. 조직은 신상필벌에 대해 엄격해야 한다. 잘한 사람에게는 상을, 잘못한 이에게는 벌을 주어 격려와 반성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일벌백계는 조직에서 잘못을 저질렀을 때 본보기로 한 사람에게 엄한 처벌을 하여 다른 사람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말이다. 이렇게 무서운 경종을 울리는 예는 손자병법을 쓴 전략가 손무의 일화에서 보인다. 사마천의 '사기'에 실려 있다.

손무는 본래 제나라 사람이었다. 제나라를 떠나 오나라로 와 궁벽한 곳에 숨어 산 까닭에 아무도 그의 재능을 알아보지 못했다. 다만 오자서는 인재를 단박에 알아보았기에 손무가 당대의 뛰어난 병법가라는 것을 이내 눈치챘다. 그는 합려와 군사를 논하는 자리에서 누차 손무를 극찬했다. “손무는 육도삼략에 정통한 탁월한 전략가입니다. 세상이 그의 재주를 알아주지 않아 은거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 사람을 얻어 군사로 삼으면 비록 천하를 대적할지라도 두려울 것이 없을 것입니다. 하물며 초나라 하나쯤이야 더 이상 말할 것이 있겠습니까!” 합려는 오자서의 여러 차례에 걸친 천거에도 구체적인 대답을 하지 않았다. 오자서가 거듭 손무를 불러 만나볼 것을 청하자 마침내 손무를 만나보게 되었다. 합려가 손무에게 용병에 관해 묻자 손무가 자신이 저술한 병서 13편의 내용을 자세히 설명했다. 합려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하루는 합려가 손무에게 청했다. “용병술을 한 번 시험해보는 것도 가하지 않겠소?” “가합니다. 후궁 궁녀들을 대상으로 시험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좋은 생각이오.” 손무가 말했다. “저에게 대왕이 총애하는 후궁 2명을 주십시오. 그녀들로 하여금 각각 1개 부대를 지휘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들은 과인이 총애하는 궁녀요. 가히 대장으로 삼을 수 있겠소?” 손무가 대답했다. “군사란 먼저 호령을 엄격히 하고 연후에 상벌을 내리는 것입니다. 비록 훈련의 규모는 작지만 갖출 것은 모두 갖추어야 합니다. 집법 1명과 군리 2명을 세워 장수의 호령을 전하게 하고, 고수 2명을 두어 북을 치게 하고, 역사 몇 명을 아장으로 삼아 무장한 차림으로 단하에 도열시켜야만 비로소 위엄이 섭니다.” 이에 손자는 수백 명의 궁녀에게 갑옷과 투구를 착용하고 검과 방패를 들게 한 뒤 군율을 일러주었다. 이어 북소리에 따라 진퇴, 좌우, 회선하는 방법을 일러준 뒤 훈련시의 금지사항을 주지시켰다. 곧 이같이 명했다. “북을 1번 치면 모두 떨쳐 일어나고, 2번 치면 모두 큰소리로 외치며 전진하고, 3번 치면 모두 전투대형으로 전개한다!” 궁녀들이 모두 입을 가리고 웃었다. 손무가 친히 북채를 잡고 북을 울리며 재삼 하명하고 거듭 경고를 주었다. 궁녀들은 웃기만 할 뿐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손무가 고개를 돌려 두루 살펴보는데도 궁녀들은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손무가 고개를 돌려 집법에게 분부했다. “부질을 대령하라!” 부질은 사람의 목과 허리 등을 자르는 형벌을 가할 사용하는 도끼와 그 밑받침으로 쓰는 모탕을 말한다. 이어 다시 집법에게 물었다. “금령이 명확치 않고, 하명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장수의 죄다. 그러나 이미 금령을 내리고, 되풀이하여 분명히 명했는데도 병사가 계속 군령을 좇아 진퇴를 하지 않았다. 이는 부대장의 죄다. 군법에 따르면 어찌 조치해야 하는가?” “마땅히 참수해야 합니다.” 손무가 하령했다. “모든 사졸을 참할 수는 없다. 이 죄는 두 대장에게 있다. 즉시 두 대장을 참하라!” 좌우에 늘어선 아장들이 즉시 합려의 두 총희를 끌어내어 결박했다. 합려는 대 위에 올라가 멀리서 손무의 열병을 구경하다가 이 광경을 보고 대경실색했다. 황급히 사자에게 부절을 내주며 신신당부했다. “급히 가서 나의 분부를 전하고 두 궁녀를 구출토록 하라!” 사자가 급히 손무에게 달려가 명을 전했다. “과인은 이미 장군의 용병술을 보았소. 과인은 두 총희가 없으면 음식을 먹어도 맛을 모르니 부디 참수하는 일만은 하지 마시오.” 손무가 단호히 거절했다. “신은 이미 장수의 명을 받았습니다. 장수가 군대에서 법을 집행할 때에는 군주가 설령 하명할지라도 이를 접수하지 않는 법입니다!” 그러고는 속히 두 총희의 목을 치게 했다. 궁녀들이 모두 파랗게 질려 감히 손무를 쳐다보지도 못했다. 손무가 다시 북채를 잡고 전고를 울리며 지휘했다. 이에 대오의 좌우, 진퇴, 회선이 명하는 대로 모두 정확히 이루어졌다. 궁녀 가운데 감히 한눈을 파는 자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 궁녀 부대가 모두 숙연하여 그 누구도 감히 고개를 돌리려 하지 않았다. 손무가 합려에게 보고했다. “병사들이 완전히 정비되었으니 이제 대왕이 원하는 바 대로 그들을 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같이 하면 가히 천하를 평정할 수 있습니다.” 합려가 우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그대가 용병에 뛰어나다는 것을 이제 분명히 알았소. 장군은 대오를 해산시킨 뒤 돌아가 쉬도록 하시오. 나는 궁녀들의 열병을 보고 싶은 생각이 없소.” 그는 내심 손무를 다시 돌려보낼 작정이었다. 손무가 밖으로 나가며 탄식했다. “오왕은 한낱 나의 이론만 좋아했을 뿐이다.”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오자서가 합려를 찾아가 간했다. “신이 듣건대 ‘용병은 흉사이니 헛되이 시험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용병하는 사람은 함부로 이를 시험하지 않는 것입니다. 지금 대왕은 경건한 마음으로 현사를 사모하면서 장차 군사를 일으켜 포학한 초나라를 치고 천하의 맹주가 되어 제후들을 호령하고자 합니다. 만일 손무를 장수로 세우지 않으면 누가 능히 회하와 사수를 넘고 1,000리를 달려가 작전을 펼 것입니까?” 합려가 이 말을 듣고 이내 손무를 상장으로 삼은 뒤 군사의 예로 대우했다고 한다.

이렇듯 조직에서는 리더의 중요성 및 비중이 대단하다는것을 알았을 것이다. 직원 개개인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팀원들보다는 리더이 판단과 방향성이 조직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이다. 따라서 조직은 이들의 중요성을 깨닫고 리더를 어떻게 키워 나가야 할지를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