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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영

올해 석유가격의 바닥이 얼마일까?

 

국제유가 12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WTI 원유 2월물 가격은 1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날보다 배럴당 97센트(3.1%) 낮아진 30.44달러에 장을 마쳤다. WTI는 장중 한 때 배럴당 30달러 아래로 내려앉기도 했다. WTI 가격이 20달러대를 찍은 것은 2013년 12월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2월물 브렌트유 역시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77센트(2.44%) 떨어진 배럴당 30.78달러에 마감했다. 새해 들어 국제유가는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WTI 가격은 지난해 말일 대비 17.8% 급락했다. 유가는 공급과잉, 달러화 강세, 중국발(發) 수요둔화 등 악재투성이다. 국제유가가 급강하하면서 산유국은 고사 직전이다. 주머니 사정이 괜찮은 중동 산유국도 재정이 고갈되면서 빚을 끌어다 쓰기 시작했다. 베네수엘라, 브라질, 러시아처럼 석유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에 따라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는 유가 하락과 헤알화 가치 급락 등을 이유로 앞으로 5년 동안 설비투자 규모를 25% 삭감한다고 발표했다. 석유 등 에너지기업은 유가 급락에 줄도산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워치는 저유가가 지속하면 미국 석유회사의 3분의 1이 파산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배럴당 10달러를 전망하는 사람들은 제정신일까?
현재 국제유가를 짓누르는 공급과잉과 수요둔화 상태가 단기간 해결될 가능성이 작다. 게다가 국제제재에서 풀리는 산유국 이란이 원유를 시장에 대거 풀면 저유가가 상당기간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도 유가 전망치를 대폭 낮추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지난해 9월 국제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20달러대로 주장했을 당시 IB의 유가 전망치는 40달러~50달러가 주류였다. 그런데 최근 유가가 30달러 선까지 주저앉으면서 하락 속도가 가팔라지자 IB들도 전망치를 앞다퉈 낮추는 분위기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6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영국 투자은행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은  전망을 내놨고 스탠더드차타드는 유가가 배럴당 10달러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12개 투자은행을 상대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해 12월까지만 하더라도 올해 WTI 가격은 평균 53달러로 예측됐지만 현재는 48달러로 하향 조정됐다. 올해 WTI 평균 전망치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도 기존 50.89달러에서 38.54달러로, 브렌트유는 기존 55.78달러에서 40.15달러로 크게 낮췄다. “국제유가가 정말 바닥을 쳤는지 확신이 없다”,  “유가는 배럴당 1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지만 그 가격에 머물지는 않을 것”이라고 JP모건의 데이비드 레보비츠 시장 연구원은 설명했다.